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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아
물레방아 한 움큼씩 머금고 속살까지 훤히 내비치며 하얗게 쏟아진 물은 덩치 큰 물레방아를 서서히 돌리기 시작한다. 쿵더쿵, 쿵더쿵. 굴대에 달린 눌림방아채가 물의 힘에 못 이겨 고개를 까딱까딱 거리면 시골마을의 한적함은 깨어지고, 어느새 동네 아낙들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물레방아 돌아가는 소리가 온 동리를 감싸 돌면 메주며 고춧가루, 옥수수 가루, 메밀 등이 담긴 함지박이 물레방앗간에 그득해지던 고향마을의 풍경은 이제 추억이 한 자락으로 남아 그리운 향수애를 더욱 애닯게 한다. 덜컹덜컹 홈통에 들어가 다시 쏟아져 흐르는 물이 육중한 물레방아를 번쩍 쳐들었다가 쿵하고 확으로 내려쳐지며, 확속에 들어 있는 것을 찧는 물레방아간에 어머니가가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저녁상이 기대되던 그 시절, 물레방아는 마..
학 교 종“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동요다.몽당연필로 침을 묻혀 누런 공책에 꾹꾹 눌러 글을 쓰며 공부했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학교 종소리. 이제 학교종은 역사가 오래된 학교에 간혹 기념물로 걸려있는 골동품일 뿐이다. 학교 종소리도 동요가사에나 남아 있을까 실제로는 듣기 어렵다. 산골, 섬마을에도 전기가 보급돼 학교들이 방송시설을 갖춰수업의 ‘시작’과 ‘마침’을 음악소리로 알리는 방식으로바뀌면서 학교종은 자취를 감추게 됐다. 따라서 젊은 세대들은 학교종이 어떻게 생겼으며, 무엇을 하는 데 썼는지 잘 알지 못한다. 지난 70년대까지만 해도 두메산골의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시작과 끝날 때를 종을 쳐 알려주었다. 시계도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골목놀이‘땅따먹기’‘말타기’‘고무줄 놀이’‘자치기’‘비석치기’‘구슬치기’‘오재미’‘여우야,여우야 뭐하니’‘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지난 60∼70년대까지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을 아련한 향수 속에 잠기게 하는 놀이들이다. 지금은 보기 힘든 이런 놀이들은 컴퓨터는커녕 TV도 귀한시절을 대변하던 ‘골목문화’의 상징으로 중년층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학교에 다녀와서 책가방을 팽개치고 땅거미가 잦아들 무렵까지 빠져들던 이런 놀이들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어울리고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배웠다. 학교와 아파트 놀이터의 미끄럼틀·그네가 고작이고 여럿이 어울려 노는 놀이도 없이 TV나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혼자 노는 문화’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은 부모세대의 이런 놀이가 생경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이런 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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